내가 충성고객이 될 상인가

내가 충성고객이 될 상인가

'모두의 야구'는 Apple Developer Academy에서 한글날 실시한 해커톤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를 통해 문제를 정의하고, 유저 세그먼트 분석으로 충성고객을 확보해 유저 리텐션 지표를 개선한 경험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PM 1명, 개발자 4명과 팀을 이루어 디자이너로 참여했고,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앱을 출시해 보기 위해 유저의 수요가 확실한 시장을 찾았습니다.


배경

저희가 주목한 이슈는 KBO 야구팬들이 야구 응원가에 진심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이전에 팀원들과 야구장에 간 기억을 되짚어보니, 야구장에서 응원의 열기는 대단했지만 정작 더듬거리면서 따라부르는 팬들을 다수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야구 응원가 모음 유튜브 영상의 평균 조회수는 30~60만 회가 넘기고 있었습니다. 야구 응원가 플레이를 유튜브로 대신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KBO 야구 응원가에 대한 유저의 수요가 확실하다고 느꼈고 야구 응원가 제품의 기회를 발견해 해커톤에서 야구 응원가 앱을 모아 들을 수 있는 앱을 출시했습니다.

이후 저희 팀은 KBO 23시즌 시기에 맞춰 앱을 업데이트하고 유저 확보를 하기 위해 KBO 야구 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커톤에서 세웠던 가설에 따라 64%의 야구팬들은 야구장에서 응원하기 위해 야구 응원가를 미리 듣고 숙지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두가지 행동 패턴을 알 수 있었습니다.

  1. 설문조사에서 KBO 야구팬들의 83%는 한 구단만 응원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산발되어 있던 야구 응원가들을 팀별로 모아, 응원하는 한 구단을 중심으로 빠르게 탐색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또한 응원하는 구단을 선택하면 해당 구단을 연상시키는 색과 이미지로 팬심을 자극했습니다.

  2. KBO 야구 팬들은 야구장에서 따라부르기 위해 응원가를 듣지만 69%는 가사 숙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특히 대부분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응원가를 찾아 듣는데, 가사는 따로 나무위키로 찾는 등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응원가를 숙지하고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따라서 선택한 구단의 응원가를 가사와 함께 재생하는 데 집중해서 설계했습니다.

이렇게 응원하는 구단의 응원가를 빠르게 탐색해 가사와 함께 재생할 수 있는 야구 스트리밍 앱, 모두의 야구를 KBO 23시즌 개막인 4월에 맞춰 출시했습니다.


출시 이후, 4월 2023 시즌 KBO 경기 개막과 동시에 앱 유저가 급격히 유입되기 시작했습니다. 매주 약 400~500명의 신규 유저가 유입됐습니다. 인스타그램으로 홍보를 하며 안드로이드 출시를 원하는 보이스가 많아 5월엔 안드로이드도 출시했습니다.

유저를 획득하고 한달간의 지표를 살펴보니 4월에만 2천5백 명의 신규 유저를 획득해 성공적인 핵심 유저 획득 지표를 볼 수 있었습니다. 4월 중순에는 더 적극적으로 KBO 팬을 유저로 획득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으로 앱을 사용하는 모습을 스토리로 올리는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문제

하지만 마케팅을 실시했음에도 평균적으로 유입되는 주간 유저 수는 400~500명으로 변화가 없었습니다. 유저 유입이 일정수 이상 올라가지 않아 PMF(Product Market Fit)가 의심되었고 실제로 앱스토어 커넥트로 유저 리텐션 지표를 보니 6%도 안됨을 확인했습니다. 4월 한달간 총 설치 기기수 대비 2초 이상 활성화한 기기의 비율이 평균 6.67%였습니다.

즉, 앱을 한 번 다운로드한 후 다시 앱을 활성화시키는 유저의 비율이 현저히 낮습니다.

리텐션 지표를 통해 현재 유저들은 앱에서 지속적인 가치를 느끼기 힘들다는 문제를 파악하고 팀 내에 공유했습니다. 이후 다음 스프린트 목표로 저희 팀은 "충성고객을 확보해 앱의 리텐션 지표를 높이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리텐션 지표를 목표로 잡은 이유는 앱에 가치를 느끼는 충성 고객의 비율을 알 수 있는 지표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앱이 유저에게 제공할 수 있는 지속적인 가치를 만들어 장기적으로 앱이 더 성장할 수 있는 기본기를 다져야 했습니다.

목표를 세운 후 신규 유저 유입 지표를 자세히 보니 한 가지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주중에 앱을 다운로드하는 신규 유저는 40~50명 정도로 유지되는데, 주말에만 평균적으로 100명의 유저가 앱을 다운로드하고 있었습니다. 주말의 유저 유입률이 평일에 비해 약 1.5배는 높았습니다.


유저 분석

그렇다면 평일 유입 유저 수의 1.5배인 주말에 유입되는 유저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인스타그램 마케팅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보통 주말에 야구장 경기를 직관하러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직관하면서 앱을 사용하는 후기를 담은 인스타그램 스토리가 주말에 특히 많이 올라왔죠. 이를 통해 야구장 직관러 유형이 신규 유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해당 유저군을 분석하기 위해 이전 설문조사 응답자 중 야구 직관을 위해 응원가를 듣는다는 KBO 야구 팬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했습니다. 야구 직관러 유형은 야구 경기 전, 야구장에서 따라부르기 위해 응원하는 한 팀의 응원가와 가사를 숙지하는 유형이었습니다. 야구 팬이 된 기간은 다른 팬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았지만 구단 충성도가 매우 높은 편이고 야구장 직관을 선호해 한달에 4~8번을 가는 유저도 있었습니다. 이 유형의 유저들이 주말에 야구장 경기 직관을 갈 때 응원가 스트리밍 앱의 필요성을 느껴 다운로드하지만, 그 이후 다시 직관하러 가지 않는 이상 앱을 다시 방문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가설

신규 유저 유입 지표를 자세히 보니 한 가지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주중에 앱을 다운로드하는 신규 유저는 40~50명 정도로 유지되는데, 주말에만 평균적으로 100명의 유저가 앱을 다운로드하고 있었어요. 주말의 유저 유입률이 2배는 높았아요.



인스타그램 마케팅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보통 주말에 야구장 경기를 직관하러 간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직관하면서 앱을 사용하는 후기를 담은 인스타그램 스토리가 주말에 많이 올라왔죠.

저는 이 현상을 "대부분 주말에 야구장 경기 직관을 하는 KBO 팬들이 응원가 스트리밍 앱의 필요성을 느껴 다운로드하지만, 그 이후 다시 직관하러 가지 않는 이상 앱을 방문하지 않는다."라고 해석했어요. 이후 KBO 팬의 응원가를 듣는 형태를 파악해 보기 위해 리서치와 유저 피드백을 종합 분석했어요.



이를 통해 유저 집단의 유형이 두 가지로 나뉜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1. 초기에 '모두의 야구'가 타겟하고 있었던 야구 응원을 위해 응원가를 숙지하는 유형
2. 한 팀만 응원함에도 팀 상관없이 좋아하는 응원가를 찾아 들으며 일상에서 감상의 목적으로 응원가를 즐기는 유형



감상의 목적으로 응원가를 즐기는 팬의 유형은 KBO 팬을 대상으로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약 40%의 유의미한 비율을 차지했어요. 따라서 저희는 "야구 응원가를 음악처럼 일상에서 즐기는 야구 스트리밍 앱"으로 포지셔닝을 변경한다면 감상의 용도로 응원가 자체를 즐기는 유저 집단을 충성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어요.


해결책

야구장에서 잘 응원할 수 있도록 가사와 함께 응원가를 개별 재생할 수 있는 기존 기능에서, 일상 속에서 응원가를 음악앱처럼 틀어놓고 즐기는 타겟군을 위한 연속 재생 기능과 백그라운드 재생 기능을 추가했어요. 그리고 재생목록에서 응원가 재생 순서를 편집할 수 있도록 했어요.



또한 한 구단의 응원가만 응원 목적으로 숙지할 것이라고 생각해 한 구단 위주로 응원가를 탐색, 검색할 수 있도록 했던 기존 기능에서, 팀 상관없이 좋아하는 응원가를 즐길 수 있도록 팀 상관없이 좋아요를 눌러 응원가를 보관함에 담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고, 검색 범위를 모든 구단으로 확장했어요.



결과

현재 과메기즈 팀은 스프린트 4를 진행하며 열심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백그라운드 재생부터 재생목록까지 순차적으로 기능을 출시하고 있어요.



백그라운드 재생을 최우선순위로 먼저 배포한 후, 초기 리텐션이 조금 올라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아직 스프린트 4는 진행 중이라 모든 기능 출시 후, 이번 스프린트 목표 달성 여부에 따른 next step을 예상해 봤어요.
만약 유지율이 상승세라면, 정확한 고객 세그먼트 분석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거예요. 따라서 앞으로 야구 응원 문화를 일상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앱을 발전시킬 수 있을 거예요.
만약 이번 업데이트에도 리텐션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가설 설정이 잘못되었음을 예상할 수 있어요. 야구 응원가 플레이어 자체에 대한 수요가 일회성인지 다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어요.
또한 단순히 리텐션 지표만 올라간다고 가설이 검증되었다곤 할 수 없어요. 이번에 출시하는 기능이 얼마나 사용되었는지 지표 분석을 해 감상 목적으로 응원가를 듣는 유저 페르소나가 충성 고객인지 자세히 살펴봐야 해요.


레슨런

PMF를 찾아나가는 과정은 역시나 쉽지 않다는 것을 체감했어요. 다운로드 수가 많아도 유저가 앱을 계속 사용하려면 앱에서 지속적인 가치를 느낄 수 있어야 했어요.
지속적인 인터뷰와 VOC 수집 역시 중요했어요. 타겟 집단을 나눠 분석하며 충성고객이 될 수 있는 집단 유형을 다시 파악할 수 있었어요. 모두의 야구를 통해 젊은 여성 팬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것과 응원가 자체를 좋아해 감상의 목적으로 즐기는 팬의 비중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앞으로도 고객에게 집착하며 더 좋은 야구 응원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모두의 야구가 될게요!
야구 응원은 역시, 모두의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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