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장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알기 어려운 존재다. 매일 생각이 바뀌기도 하고, 나 자신도 놀라게 하는 결정들을 하기도 한다. 때론 내 안에 다른 사람이 사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러한 나를 잘 알아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나는 00을 왜 좋아하는걸까?" 파고드는 것이다. "왜?"라는 질문을 연속적으로 던져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방법론인 5 Why 방법론을 여기에 적용해보자. 내가 좋아하는 근본적인 가치를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뭘까 생각해보면 바로 떠오르는 것은 3D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 자체를 가리지 않고 보기도 하지만 그중에서도 3D 애니메이션을 가장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픽사의 작품들을 사랑한다. 힐링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손에 가는 것이 픽사의 영화들이다. 특히 '라따뚜이'와 '루카'를 올해에만 몇번을 봤는지 모르겠다. (아직 올해가 반도 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어느날은 같은 영화를 연속적으로 보기도 한다. 그만큼 몇번을 다시 봐도 질리지 않는다.
나는 왜 픽사의 작품들을 좋아할까?
픽사의 이야기들은 세상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게 도와준다. '벅스 라이프'에서는 곤충의 시선으로 거대한 자연을 바라본다. '토이스토리'는 장난감의 시선으로 사회와 인간관계를 바라보고, '도리를 찾아서'는 물고기의 시선으로 수족관과 바다를 바라본다. 나에게 익숙하던 풍경을 캐릭터의 시선으로 보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나는 그 상상력의 세계를 사랑한다.
픽사는 쉽게 관찰하기 어려운 환경을 배경으로 하기도 한다. 인상깊었던 픽사에서 일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라따뚜이'를 만들기 위해서 쥐가 돌아다니는 하수구를 관찰하러 다녔다는 것이다. 그 덕에 한번도 관심을 가지지도, 보기도 어려웠던 하수구 통로를 주인 공 쥐 '레미'가 다양한 인간들을 발견하는 멋진 배경으로 만들었다.
새로운 자극이 필요할 때 앞으로 픽사처럼 세상을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매우 일상적인 풍경도 다른 사람, 사물의 관점에서 보면 흥미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픽사에게서 배울 수 있었다.